yamong blog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Write/Feel : 2009/02/23 09:59


내가 엄마가 되기전에는 언제나

식기전에 밥을 먹었었다

얼룩묻은 옷을 입은 적도 없었고

전화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전에는

원하는 만큼 잠을 잘수 있었고

늦도록 책을 읽을수 있었다

날마다 머리를 빗고 화장을 했다

날마다 집을 치웠었다



장난감에 걸려 넘어진 적도 없었고

자장가는 오래전에 잊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전에는

어떤 풀에 독이 있는지 신경쓰지 않았었다

예방주사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누가 나 한테 토하고 내 급소를 때리고

침을밷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이빨로 깨물고 오줌울 싸고

손가락으로 나를 꼬집은 적은 한반도 없었다


엄마가 되기전에는 마음을 잘  다스릴수 있었다

내 생각도 몸 까지도...


울부짖는 아이를 두팔로 눌러

의사가 진찰을 하거나 주사를 놓게 한적이 없었다

눈물어린 눈을 보면서 함께 운적이 없었다

단순한 웃음에도 그토록 기뻐한적이 없었다

잠든 아이를 보며 새벽까지 깨어 있었던 적이 없었다

아이가 깰까봐 언제까지나 두팔에 안고 있었던 적이 없었다

아이가 아플때 대신 아파줄수가 없어서 가슴이 찢어진 적이 없었다


그토록 작은 존재가 그토록 많이

내삶에 영향을 미칠줄 생각 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하게 될줄 결코 알지 못했었다

내 자신이 엄마가 되는것을

그토록 행복하게 여길줄 미처 알지 못했었다

내 몸 밖에 또 다른 나의 심장을 갖는것이

어떤 기분일지 몰랐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감정인지 몰랐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기쁨

그 가슴아픔, 그 경이로움, 그 성취감을... 결코 알지 못했었다

그토록 많은 감정들을

내가 엄마가 되기전에는....


-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것처럼 중에서... -


이 글을 읽다가 얼마나 한참 멍하니...있었던지...
눈물이 핑~ 돌더군요.

아기가 태어나 모든것이 변해버렸는데
그 변화하는 속도를 쫓아가지 못해 이렇게 헐떡 거리는 저를 보면서
요즘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 싶네요.
그러다보니 가장 소중해야 할 것들을 잊기도 하고...

......

지금 잠시낮잠을 자는 아이를 보며
행복한 상상을 해봅니다.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곳에 가서
책도 보고 맘의 휴식도 얻고 하면 좋겠다는...

2009/02/23 09:59 2009/02/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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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충주 고모 2009/02/23 19:33 PERM. MOD/DEL REPLY

    갑자기 마음이 서늘했었다.
    ... 그러나 글에 마음을 담은것이라 생각해 좀은 안심했고...
    휴식이 필요한 듯한데, 될수록 잠을 넉넉히 자도록하게나.
    그러면 새로운 행복이 다시금 충만해 질터이니...
    ... 이 또한 지나간후엔 이때가 좋았다고 돌아보리니!!...
    호연 맘! 힘내고...daum카페에 "사랑과 평화의 샘"이라는 곳에 들러보시게...

    yamong 2009/03/04 16:38 PERM MOD/DEL

    네.

  2. minjae 2009/02/25 02:28 PERM. MOD/DEL REPLY

    저 순간 형수님이 쓰신글인줄 알고, 오~ 하고 감탄했었어요...ㅋㅋㅋ

    yamong 2009/03/04 16:39 PERM MOD/DEL

    설마~

  3. 상미 2009/02/28 10:42 PERM. MOD/DEL REPLY

    순간 맘이 찌릿한게.
    정말 눈물이 핑 도네요.
    내가 엄마란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데.
    참 많이 변했나봐요.

    yamong 2009/03/04 16:39 PERM MOD/DEL

    그러게...

  4. 최백순 2009/03/01 19:49 PERM. MOD/DEL REPLY

    ㅎㅎㅎ....
    또 한뼘 컸네^^
    아이도,,,엄마도,,,

    yamong 2009/03/04 16:40 PERM MOD/DEL

    아직도 많이 커야하는데... ㅠ.ㅠ

  5. 정원맘 2009/03/11 20:30 PERM. MOD/DEL REPLY

    동서...님~
    너무 오랜만이라...미안한 맘으로 조심스레 들어왔어요.
    가족 모두 잘 지내죠?
    호연이 정말 많이 컸네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 가득한 가정이 되길 기도할게요.♡

    yamong 2009/03/12 08:58 PERM MOD/DEL

    에이~~ 무신 미안한맘이요.
    저도 형님 싸이에 가끔씩 놀러가서 눈도장만 찍었었는데요.
    이번에 한국가면 꼭 만나서 맛난 식사도 하고, 잼나게 놀아요~

  6. 권민경 2009/06/03 03:25 PERM. MOD/DEL REPLY

    순간 나도 니가 쓴건지 알고 찡했다~(책 안읽는거 너무 티냈냐~?ㅋㅋ)
    난 왜 결혼도 안했는데 가슴에 와닿는겔까~? -.-a

    yamong 2009/06/09 12:00 PERM MOD/DEL

    간접경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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